
1. 충격 실화
영화나 드라마 제작으로 유명한 넷플릭스지만 사실 넷플릭스는 다큐멘터리도 잘 만든다. 실제로 넷플릭스에서 제작된 다큐멘터리 중에 호평을 받지 못한 것이 없었다. 다큐멘터리 <우리의 아버지>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호러 장르의 명가인 블룸 하우스가 제작에 참여해서 소름 끼치는 연출을 통해 충격적인 사실을 낱낱이 파헤친다. 재연 장면 또한 긴장감 넘치는 슬로모션과 배우들의 표정 연기로 그 퀄리티가 상당하다. <우리의 아버지>는 장르가 다큐멘터리이니만큼 충격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에게 원활한 임신과 출산을 돕는 불임 전문의사가 벌인 끔찍한 만행에 관한 이야기다. 정자를 기증받아 태어난 저 코바라는 여성이 바로 문제를 밝혀낸 장본인이다. 그녀는 문득 자신의 핏줄이 그리워져서 형제자매를 찾고 싶었다. 현실적인 방법은 유전자 검사를 통한 것이었지만 원하는 정보를 쉽게 얻기 위해 부모님의 임신을 도왔던 불임 전문의사 도널드 클라인에게 연락을 했다. 하지만 그 의사는 냉정하게 거절했고 어쩔 수 없이 그녀는 스스로 유전자 검사를 했다. 혈족끼리 결혼하게 되면 치명적인 유전적 결함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최대 3명까지만 정자를 기증할 수 있는 제도와 달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무려 일곱 명이나 되는 형제자매를 발견한 것이다. 하지만 충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현재까지 밝혀진 그의 범죄로 태어난 이들이 무려 90명을 넘는다는 것이다. 이 말은 90명이 최대가 아니라는 방증이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도널드 클라인의 자녀들이 훨씬 더 많을 수 있다.
2. 제도적 미흡
자신의 친부가 불임 전문의 도널드 클라인이고 그로 인해 태어난 자녀들이 수십 명에 달한 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저 코바는 분노에 휩싸였다. 결국 그녀는 도널드 클라인의 범죄를 언론사에 알리고 인디애나주 검찰청에 접수했다. 하지만 전 세계가 이 충격적인 사실에 경악할 것이라 생각했던 그녀의 추측과 달리 대부분의 기관에서 그녀에게 추가로 연락하지 않았다. 그나마 그녀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줬던 사람은 한 기자 안젤라였다. 안젤라의 소신으로 이 충격적인 사실이 뉴스에 방송됐다. 그 뉴스를 본 한 여성은 남편이 자신을 저 코바와 닮았다고 했다고 한다. 분명 그 여성의 어머니는 아버지의 정자로 임신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유전자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그 여성 또한 저 코바와 같은 혈족이었던 것이다. 불임 전문의 범죄자인 도널드 클라인은 끝까지 비열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오래된 일이라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범행사실을 부인했을 뿐만 아니라 유전자 검사 결과가 99.999%라는 확실한 증거가 나오자 열다섯 명이 최대라고 말했다. 하지만 점점 더 피해자들의 수는 늘어만 갔다. 사실상 그가 벌인 짓은 원치 않는 강제 강간에 준한 것이지만 그 의사가 받게 된 제도적인 처벌은 심각하게 허술했다. 도널드 클라인을 기소할 제도적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기 때문이었다. 이는 성범죄가 성립되기 위한 필요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인데 첫째로 강제성이 없다는 점과 동의 없이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피해자들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의사의 정자를 기증받을 생각이 전혀 없었던 여성들에게 주입된 것이므로 동의 없이 행해졌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 의사는 우리나라 돈 60만 원에 해당하는 벌금을 내야 하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게 된다.
3. 소시오패스
자신의 정자를 임신을 원하던 여러 여성에게 주입해 임신시킨 의사 도널드 클라인은 전형적인 소시오패스 성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소시오패스는 사이코패스와 동일하게 반사회성 성격 장애라는 범주에 든다. 하지만 사이코패스가 타인의 감정을 전혀 공감할 수 없는데 반해 소시오패스는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데 능숙한 사람이다. 자유자재로 자신의 감정을 조절해서 주변 상황과 사람들을 최대한 활용할 줄 안다. 뿐만 아니라 겉으로는 천사 인척 행하면서 속으로는 악마 같은 마음으로 주변 사람들을 약탈하곤 한다. 바로 이 점이 도널드 클라인의 성향을 단적으로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치명적인 유전병을 앓고 있었다. 평생 약을 먹어야만 하는 지독한 면역 질환을 앓고 있는 그 의사는 사실 정자 기증자로 부적합했다.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불임 전문의 사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정자를 다수의 여성들에게 강제로 주입했다. 도널드 칼라인은 누구보다 임신을 바랐던 부부들에게 천사 같은 탈을 쓰고 한줄기 빛과 같은 은인의 행세를 했다. 그렇게 겉으로는 불임 부부들에게 온갖 칭송을 받으며 자신의 치명적인 유전적 결함을 지닌 아이들을 후세에게 퍼뜨리는 악마 같은 범죄 행위를 일삼았다. 이렇게 수많은 피해자들을 양산한 범죄자 의사가 도널드 클라인에만 국한한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44명이나 되는 의사가 도널드 클라인과 동일한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가 적발되었다고 한다. 이 말은 아직 적발되지 않은 의사가 더 많이 남아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에 퍼뜨리고 싶어 하는 욕망은 본능에 가깝다. 하지만 이렇게 비열한 방법으로 악마 같은 범죄행위를 저지르는 것은 예외이다.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투명하게 보이는 사이코패스보다 겉으로는 순한 양인 척하는 소시오패스가 더 무서운 정신병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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