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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리뷰

센티그레이드 눈 속에 갇힌 실화 생존 영화

by 래모낭 2022. 7. 13.

1. 실화를 바탕으로 한 생존 영화

<센티 그레이드>는 올해 6월 16일에 개봉한 미국 스릴러 영화다. 센티 그레이드는 centigrade의 발음을 표기한 것이고 섭씨온도를 뜻하는 단어이다. 폭설 탓으로 차가 얼어버려 눈 속에 갇힌 부부가 펼쳐나가는 이야기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는데 시기와 상황을 다르게 각색했다. 실제로는 2012년 스웨덴 북부에 사는 40대 중반의 남자가 겪었던 일화이며 당시 영하 30도의 날씨와 폭설로 차 속에 갇혀 무려 두 달만에 구조되었다고 한다. 눈을 치워 보니 자동차 안에 한 남성이 몸을 웅크리고 침낭 속에 누워있었다고 한다. 너무 오랜 시간 눈만 먹고 별다른 음식 섭취를 하지 못해 구조 당시 몸상태가 상당히 안 좋았다고 한다. 두 달이라는 긴 시간 동안 그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차에 쌓인 눈 덕분에 수분 섭취가 쉬었다는 점이다. 인간은 산소 없이는 3분, 물 없이는 3일, 음식 없이는 3주 동안 생존할 수 있다는 유명한 말이 있다. 이 말대로라면 스웨덴 남자가 3주 만에 사망했어야 한다. 필자는 저체온으로 사망할 확률도 높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글루 효과 덕분에 눈 덮인 차 안이 겉보기엔 추워 보일지 몰라도 바깥의 찬 공기와 매서운 바람을 차단할 수 있다고 한다. 덕분에 실내 온도는 0도 정도로 그럭저럭 따뜻하게 유지된다고 한다. 영화 <센티 크레이드>에서는 시기를 실제보다 10년 전인 2002로 설정하였으며 보다 극한의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만삭의 아내와 남편을 주인공으로 설정했다. 

2. 현실성이 떨어져 쏟아지는 악평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점과 부부가 등장하는 이 영화의 소재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네이버 평점이 10점 만점에 5점도 채 되지 못할 정도로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 이유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만삭의 아내와 남편은 충분한 힘을 지닌 성인 남녀고 탈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만약 차가 눈에 묻혔다면 차 유리를 깨고 눈을 파내서 차 안으로 퍼담을 수 있었다. 차 공간이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눈을 차 안으로 퍼담았다면 부부가 충분히 탈출에 성공할 수 있었을 것 같다. 혹자는 그렇게 퍼담다가 눈이 아직도 더 두껍게 쌓여있고 내부에 눈이 쌓여 체온이 내려가면 어떡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북극과 남극처럼 눈이 극도로 두껍게 쌓일 가능성이 매우 적으므로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연출도 아쉬움이 남았다. 마치 차 주위에만 눈을 쌓아 올린 것처럼 억지 설정이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극한 상황에서 출산하고 극도로 예민해진 두 사람이 서로에게 날 서는 장면과 연출이 지지부진하게 연출되는 아쉬움이 남았다. 다른 재난 영화에서 주로 긴박한 긴장감과 스릴을 이끌어내는 경우가 많은데 그에 반해 영화 <센티 그레이드>는 상대적으로 매우 답답한 느낌이 강했다. 1시간 38분이라는 길지 않은 러닝타임이지만 적게 든 제작비만큼이나 지지부진한 전개로 인해 아쉬움이 컸다.

3. 한국판 터널과 견주어 볼만 하나

<터널>은 2016년도에 개봉한 한국 재난 영화다. 자동차 영업일을 하는 한 남자가 큰 계약을 앞두고 기분 좋게 집으로 향하던 중 터널이 갑자기 무너져 내려 갇히게 되는 내용이다. 구조팀이 구조하러 올 때까지 생존하기 위해서는 가지고 있는 아이템들이 가장 중요했다. 그가 가진 아이템은 생수 두 병 하고 케이크와 핸드폰뿐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붕괴된 터널을 뚫고 생존자들을 구조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더딘 구조 작업으로 남자는 점점 지쳐가고 가뜩이나 귀한 식량 케이크를 개가 먹게 되는 해프닝도 벌어진다. <터널>의 남주인공 역을 하정우가 맡았는데 자신의 케이크를 개한테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 나오는 욕설과 표정이 폭소를 자아냈다. 영화 <터널>은 <센티 그레이드>와 달리 상당히 높은 평점을 기록하고 있다. 우선 <센티 그레이드>는 단순히 갇힌 상황과 답답함만을 연출하는데 집중한다. 반면에 영화 <터널>은 폭소를 자아내는 장면이 중간중간 섞여있어 특유의 갇혀있는 재난영화의 답답함을 해소한다. 그리고 <센티 그레이드>의 여주인공은 눈이 녹아 스스로 가까스로 탈출한다. 눈 덮인 차를 탈출하고 나서도 정처 없이 눈길을 헤매다가 한 호텔을 발견하고 구조된다. 하지만 영화 <터널>은 스스로 탈출하는 것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터널이 큰 인사사고이기 때문에 수많은 구조팀이 실시간으로 현 상황을 중계하고 생존자들을 구하기 위한 갖가지 방법을 모색하는 점도 다르다. 물론 영화 <터널>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실성은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충분히 벌어질만한 상황이 연출되고 하정우 특유의 감칠맛 나는 연기와 더불어 완성도 높은 영화가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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