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치하기 짝이 없는 연출
드라마 <미남당>은 뛰어난 가창력으로 데뷔해 연기 실력까지 인정받는 배우 서인국과 오연서가 출연하여 대중들의 호기심을 끌었다. 이 드라마는 KBS에서 방영하고 총 18부작으로 예정되어 있다. 최근 웹툰이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가 많이 방영되는 만큼 이 드라마도 원작이 따로 있는지 찾아보았다. 찾아보니 정재한 작가의 '미남당 사건수첩'이 이 드라마의 원작이라고 한다. 미스터리 코믹 수사극이 장르이니만큼 연출이 유치할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 여주인공 한재희(오연서)는 대운 경찰서 강력 7팀 팀장이자 맨몸으로 악당 조직들을 일망타진한 전설의 경위이다. 용해동의 명물 박수무당으로 알려진 남한준(서인국)은 기존에 엘리트 프로파일러였다. 현재는 수려한 외모와 화려한 말솜씨로 무당계에서 인기를 떨치고 있는 스타다. 돈을 좋아하기 때문에 VIP인 재벌들의 문제를 수습해주며 뒤로 대가를 획득한다. 그의 옆에서 전 국정원 해커인 여동생 남혜준(강미나)과 전 강력반 형사 출신 공수철(곽시양)이 서포트해준다. 한재희 팀장은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정의로운 팀장 역을 맡고 있는데 열정이 너무 뛰어난 탓인지 연출이 상당히 유치하다. '광년이'로 이름을 떨치며 어두운 밤 인적이 드문 골목에서 증거물을 수집하고 높은 담벼락까지 하늘을 날아오르기도 한다. 신명 시 서부지검 형사부 검사인 차도원(권수현)은 TMT(too much talker)로 알려져 있는데 차도원에게 수사받던 용의자 이시언은 실제로 귀를 만져보니 피가 묻어있기도 하다. 원작이 소설인 탓인지 전반적으로 현실성 없이 유치한 연출이 난무한다.
2. 코믹을 위해 지나치게 오버하는 액션
남한준(서인국)의 웃는 소리가 굉장히 오버스럽다. 아무리 연기를 잘한다고 소문난 배우 서인국이지만 그도 그렇게 웃는 게 어색한지 표정에서부터 어색함이 느껴진다. 서장 김철근(정은표)은 서장답게 무게감 있어야 하는 사람이지만 형사 장두진(정만식)의 어설픈 말 한마디에 쉽게 휩쓸린다. 온몸으로 표현하는 제스처도 지나치게 오버스러워서 아이들의 형사 놀이를 보는 듯한 착각까지 불러일으킨다. 박수무당 남한준의 동업자 공수철(곽시양)은 오버스러운 사투리로 바보 같은 느낌을 자아내기 위한 제스처를 오버해서 나타낸다. 고스톱에서 화투짝 한 짝을 내고 피 두 장을 가져온다는 뜻으로, 한 가지 일을 하여 두 가지 이익을 봄을 이르는 말인 사자성어 '일타쌍피'를 공수 철은 '일타 쌍코피'라고 말한다. 초등학생도 익히 들어봤을 사자성어를 강력반 형사 출신이 그렇게 말하다니. 이런 개그를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대체 어느 부분에서 웃어야 할지 모르겠다. '광년이'로 어두운 골목에서 증거를 수집하다가 들켜 옥상으로 날아오르는 장면도 상당히 오버스럽다. 가스 배관이나 난간을 밟아서 오를 수는 있어도. 45도 각도 위에 있는 반대편 옥상 쪽으로 위를 향해 날아오르는 것은 중력이 없거나 사람에게 날개가 있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 누가 봐도 말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옥상으로 날아오른 한재희를 바라보며 남한준, 공수철, 남혜준은 또 지나치게 오버스럽게 소리를 지른다. 아직 초반부지만 벌써부터 오버하는 액션들로 난무한 드라마를 보며 기운이 빠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3. 무속신앙과 수사물의 어설픈 조합
사실 평범한 소재가 아니라 기대가 컸었던 드라마다. 잘생기고 똑똑한 전직 프로파일러 출신 무당이라니. 초반부는 분명 신선한 소재 덕분인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면접 보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첫 장면이 특히 인상 깊었다. 관상으로 그 사람의 성향과 과거 나쁜 전력을 파악하고 심지어는 도벽까지 검거해 낸다니 이 드라마가 참 신선하구나 앞으로 점점 더 재밌어지겠구나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수사물과 연계되면서 신선도가 타락했다. 남한준이 연기가 아니라 실제로 신내림을 받았다면 더 흥미로웠을 수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는 21세기에 귀신이 어디 있냐고 콧방귀를 뀌었다. 그 말인즉슨 그가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는 것이고 귀신과의 소통도 불가능하다는 소리다. 오로지 국정원 출신 여동생 남혜준에게서 전해 들은 정보와 본인의 프로파일러로서의 감만으로 모든 일을 처리한다는 게 사실상 말이 되지 않았다. 연기만 잘한다면 누구나 무당이 될 수 있는 것인가. 제아무리 검색하면 그 사람에 대한 정보를 캐낼 수 있는 세상이지만 그것은 유명인에게 한정되는 것에 불과하다. 생전 인터넷도 하지 않고 문명과 담쌓은 고객이 다짜고짜 남한준을 찾아와 고민을 털어놓는다면 그 자리에서 조언을 잘해줄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변호사도 아닌데 용의자를 풀어주고 백발백중으로 모든 사람들의 문제를 정확하게 꼬집어 내는 박수무당 남한준의 이야기가 어설프게 느껴진다. 소설이 원작이니만큼 현실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도 당연하고 어설플 수 있는 점도 어쩔 수 없다. 이런 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 드라마를 비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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