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드라마 리뷰

더 플랫폼 잔인하지만 참신한 넷플릭스 영화

by 래모낭 2022. 7. 2.

1. 초반부의 몰입감이 상당하다

고렝은 6개월만 실험소에서 버티면 원하는 학위를 준다는 대가로 수직 감옥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어떤 프로젝트 인지도 모르고 참여하게 된 고렝이 눈을 떠보니 43층이고 가운데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다. 옆 침대에는 웬 할아버지 트리 마가시가 있다. 원하는 물건 하나씩만 선택해서 소지할 수 있는데 고렝은 책을 선택했고 트리 마가시는 칼을 선택했다고 한다. 칼을 선택한 트리 마가시를 보며 불안한 기색을 숨길 수 없었다. 갑자기 하늘에서 수직으로 진수성찬 테이블이 내려온다. 하지만 사람들이 먹다 남은 찌꺼기로 가득해 보인다. 트리 마가시는 허겁지겁 위 사람들이 먹다 남긴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는다. 그 모습을 보고 비위가 상한 고렝은 처음에는 입에도 대지 않는다. 그나마 과일 하나를 집어 들었는데 테이블이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열기가 심해진다. 알고 보니 음식을 먹지 않고 보관하면 사람이 죽을 정도로 온도를 올리거나 내리는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었다. 테이블이 층에 다다랐을 때 허겁지겁 먹어야만 끼니를 해결할 수 있게끔 설계되어 있는 감옥이었다. 고렝은 점점 이 생활에 적응하고 트리 마가시와 즐겁게 지낸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수면가스가 주입되고 사람들은 랜덤으로 다른 층을 배정받게 된다. 운이 나쁘게도 고렝과 할아버지는 음식이 전부 사라져서 하나도 먹을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층에 배정된다. 트리 마가시는 고렝을 결박하고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칼로 고렝의 다리 살점을 뜯어낸다. 아이를 찾아 내려오던 한 여자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고렝은 남은 기간 동안 수차례 다른 층을 배정받게 된다. 

 

2. 계급주의를 나타내는 영화

위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계급주의를 표방한다. 밑에 층 사람들이 충분히 먹을 수 있도록 조금씩만 먹자고 주장하자 트리 마가시는 공산주의냐고 반문한다. 공산주의는 지배층과 피지배층을 나누는 계급을 소멸할 것을 주장하는 사상을 말한다. 공산주의를 표방하는 대표적인 나라 북한과 러시아가 독재정치로 고통받는 점을 감안할 때 자유민주주의가 훨씬 더 아름다워 보인다. 하지만 자유민주주의도 빈부격차라는 병폐가 존재한다. 이 점을 영화는 꼬집는다. 자유주의를 나타내는 듯한 시스템 안에서 상류층을 뜻하는 위층 사람들은 호화롭게 음식을 먹는다. 심지어 케이크를 밟고 지나가기도 하고 빵을 제멋대로 짓이겨 게걸스럽게 먹는다. 반면 하위층을 뜻하는 아래층 사람들은 극한의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서로를 잡아먹기 위해 살인까지 자행한다. 마침내 6층이라는 상류층에 진입한 고렝은 파트너인 흑인 바하랏과 함께 모의를 한다. 이른바 공산주의를 표방하기로 한다. 무기를 챙겨 테이블 위에 올라가서 맨 아래층 사람들까지 굶지 않도록 음식을 배분하자고 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협조하지 않는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살해한다. 역시나 독재정치의 병폐가 드러난다. 이 수직 감옥 안에서 공산주의와 자유주의의 병폐를 모두 지켜볼 수 있다. 때가 되면 다른 층으로 배정받는 것 또한 의미가 있다.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사람이 없으며 부자인 나라에서 태어나고 싶지 않아서 안 태어난 사람도 없다. 누구나 태어나는 곳을 선택할 권리가 없듯 수직 감옥의 수감자들도 그 점을 느껴보라고 한 것이 아닐까 싶다.

3. 초반의 참신한 연출과 달리 아쉬운 결말

고렝이 바하랏과 함께 음식을 배분하며 지하로 내려가는 장면까지는 내용이 나쁘지 않았다. 내려가는 과정에서 역시나 예상대로 협조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 사람들에게 폭력까지 자행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내려가는 과정에서 고렝과 바하랏만 남들을 공격한 것이 아니다. 사무라이 칼을 지닌 건장한 남자와 그 일행과 맞붙는 과정에서 큰 부상을 입게 된다. 마지막 층이라 생각하고 내린 고랭과 바하랏이 한 여자 아이를 발견한다. 이윽고 테이블이 더 밑으로 내려가버린다. 나머지 한 디저트를 꼭 품고 있던 바하랏은 아이에게 디저트를 양보한다. 바하랏은 결국 과다출혈로 사망하고 고렝은 아이가 바로 이 끔찍한 시스템을 해결할 수 있는 신의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고렝은 아이를 데리고 테이블에 올라가 더 아래층으로 내려간다. 처음에는 대략 250층으로 예상했지만 제일 하위층이 사실은 333층이었다. 고렝은 아이와 함께 테이블에 있다가 다시 위로 올라가기만을 기다리지만 트리 마가시의 환영이 고렝에게 말을 건다. 고렝이 이미 사망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화이다. 아이는 빠른 속도로 위층으로 올라가며 이 영화는 끝이 난다. 333층에 각 층마다 2명씩 배치하는 것으로 볼 때 총 666명이 존재하는 셈이다. 예로부터 악마의 숫자로 알려진 666을 나타내기 위한 의도적인 숫자임을 알 수 있다. 아이가 맨 위층으로 올라가면 탈출할 수 있는 것일지 궁금하다. 열린 결말이 사람들에게 상상할 수 있는 여백을 제공하지만 답답한 것을 싫어하는 관객들에게는 실망감만 안겨줄 뿐이다. 바하랏과 밑으로 내려가는 과정에서부터 어딘가 모르게 내용이 산으로 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결말이 다소 아쉽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평론가들이 극찬할만한 스릴러 영화였다.

 

 

댓글